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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말, 그립고 보고 싶은 고인에게 따뜻한 편지를 보내보세요.

국화꽃이 활짝 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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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큰며느리 댓글 0건 조회 2,035회 작성일 18-09-09 21:35

본문

To. 사랑하는 아버님
국화꽃이 활짝 피면.....
큰며느리2018.09.09
사랑하는 아버님께
 “아가! 큰며눌아가!”하고 다정하게 부르셨던 아버님!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아침저녁이 다르다고 하네요. 서로 마주보며 말하기 때문에 그 변화를 놓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님 떠나시는 날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우리 아버님 겁쟁이신데....
편안히 눈감으실 때까지 쳐다보며 두 손 꼭 잡아드리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용서하세요.

아버님을 기억할 때면, 과분한 며느리 사랑과 어떻게 살다 죽어야 하는 지를 깨닫게 해주셔서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사랑합니다. 아버님!

아버님!
아침마다 온마당이 흠뻑 젖도록 비를 내리게 하신 게 엊그제 같은데...
화초에 물을 주면서, 아버님 생전에 마당을 식물원처럼 꾸며 주시고, 농사를 잘 지으신 덕분에 세 아이들은 바르고 고운 심성으로  건강하게 성장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아버님의 그런 모습을 보아서인지 자식농사가 쉬웠답니다. 그게 아버님께서 제게 주신 큰 축복이었습니다.

여기는 올 여름 지독하게 더웠지만, 아버님의 손길을 대신해서 가꾼 옥상텃밭의 채소들은 잘 견디고 우리의 정성 만큼이나 잘 자라주었습니다. 깻잎 한 장, 상추 한 장에도 숨결이 바람 되어 자란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버님의 농사일이 저에게도 가슴 뿌듯했고 참 행복했습니다.

아, 아버님!
세상 가장 큰 슬픔을 가슴에 묻기도 전에,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그 참담함에 얼마나 긴 시간을 숨 죽이며 보내셨나요?
가족들에게 그 아픔 보이지 않고, 여든의 연세에도 걷겠다는 일념으로 재활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도 힘이 나서 응원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육체적 고통 보다 심리적 고통에 잠 못 이루시는 것을 보며, 좋아하시는 장미와 국화를 보여드려도 웃지 않고 점점 쇠약해져가는 아버님께 더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해 가슴 아팠습니다
아버님께서도 병원생활이 많이 힘들고 고단하셨지요?
이젠 그곳에서 평안하게 웃으며 보내세요.

아버님!
어머니께서는 마당에 장미와 꽃들을 많이 심고, 옥상텃밭엔 쪽파도 심었답니다
그 장미가 하얗게 피었을 때도, 비 오는 날 쪽파를 뽑아 파전에 막걸리를 마실 때도, 우리 가족들은 아버님을 생각하고 그리워하며 하늘나라에서 도련님을 만나 재미있게 보내시기를 다 같이 염원했습니다.
아버님 생신제에는 많은 분들과 함께 오셔서 퇴원하면 드시고 싶다던 하얀 쌀밥에 빨간 김치랑 음식들 맛있게 드시고 가십시오. 그리고 청명한 가을 날에 향기가 되어 오십시오.

사랑하는 아버님!
우리 가족은 아버님의 은혜를 가슴에 담고, 서로 사랑하고 도우며, 매일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아버님께서도 부디 천상에서 행복하시길 두 손 모아 축원 올립니다.
그럼, 국화꽃이 활짝 피면 또 뵙겠습니다.
풀벌레 소리 깊어오는 밤에
큰며느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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